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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부터 압도된다. 900페이지라니

실크로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에서 유럽까지 교역로로 사용되던 그 실크로드를 의미하지 않고 (물론 그 의미 그대로 책의 초반부에는 나오긴한다), 세계사를 교역을 통해 살펴보는 의미에서 붙여진 상징적인 제목이다. 최근에는 역사가 지남에 따라 교역로가 확대되면서 관용적인 명칭으로 사용되는 추세이다.

그리스 문명부터 고대 로마, 페르시아, 헬레니즘의 전파.. 서양사라고 하면 흔히 볼 수 있는 흐름을 따르면서도 교역로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많은 상품이 오고가는 이 실크로드는 상품과 문화가 오고 가는 길목이다 보니 그 지역을 관장하는 나라가 얻는 경제적 이득은 대단히 클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지역을 차지하려는 강국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었으며, 특히 유럽권이 힘을 얻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기부터 21세기의 현재까지 유럽의 열강, 20세기에는 미국이 이 교역로를 차지하려고 벌인 치열한 경쟁을 보고있으면 자국의 이득을 위해서 벌인 열강들의 악랄함에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까지 든다. 근데 어쩌나 역사는 승자의 것인데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파트는 석유가 전세계의 에너지원이 되면서 지금의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서로 차지하려고 벌인 서구 열강들의 악랄한 수탈과 외교전략이다.

미국의 경우 이라크를 돕는다고 해놓고 이라크의 적국인 이란에는 무기를 팔아먹는 짓과 같은 양다리 걸치기는 너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고, 후세인처럼 미국과 협력하다가 편의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바로 적으로 규정하여 그의 정권을 타도해 버리거나 국내의 반대세력을 사주하여 축출해버리기까지 미국의 외교행태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한다.

후세인을 축출하고 빈 라덴을 척결했지만, 그 다음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하지않고 군사적 힘을 동원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소정의 목적을 이루지도 못했을 뿐더러 커다란 후폭풍을 맞이한다.

저자는 지금도 중동과 중앙아시아에 여전히 엄청난 자원이 매장되어 있고, 이 지역에서 세력을 차지하려는 국제간 갈등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 자원을 가진 나라들이 앞으로 다시 부흥함으로서 국제의 세력권은 서에서 동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도 러시아와 중국이 대륙의 힘을 다시 과시하고 있으니.

다 읽고 느끼지만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긴하지만 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있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사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어느정도 주워들은게 있을테니.

아쉬운건 서구 중심적 역사관을 탈피한 책을 쓰고자한 저자의 노력은 알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서구중심적 사고를 지울 순 없었다. 중국사가 너무 배제되었고 제국주의를 좀 더 신랄하게 까지 않은점. 중립적인 입장이라는게 이리도 어려운거라니 새삼 느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