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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부터 읽으려다가 집어든 책. '코스모스'

천문학관련 책일줄 알았지만 극히 일부분이고 개인의 과학 지식의 깊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안될과학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을 보는듯 한 느낌을 주는 책.

책에서 제시하는 개념을 은유법으로 많이 설명하곤 하는데 작가로서의 재능도 천부적임을 느꼈다. 독자들이 박사 학위를 가지지 않았다는 전제없이 잔잔하고 베이직한 설명으로 쉽게 훌훌 읽어낼 수 있었다.

챕터마다 개별적인 주제가 있으며 요점에 도달하는데 약간 장황한 감이 없지않나 싶은데 칼 세이건의 인생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여러 권의 책들을 묶어서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칼 세이건은 96년 12월에 우주로 떠나갔으니 내가 태어난 후 좀 더 살다가 간 것이다. 그래서 그가 천문학자 또는 과학저술가로서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책 한권을 통해 그의 일생을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인 여정이 되었다.

궁극적으로 낙천주의자였던 그는 인류를 믿었고 인류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적 진보를 이루고 있는 지금, 인류는 언젠가 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꿈을 가지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우리는 종으로서 더 잘하고, 협력하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칼 세이건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사랑아니었을까.

창백하고 푸른 점을 보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인류의 자만이 어리석게 느껴지고, 우주 속 찰나를 살다가는 인생에서 왜그리 미워하는지,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