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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라는건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아마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초기 인류는 해가 밝아오면 질 때까지 먹을 것을 찾아다녔을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생산성이 높아졌음에도 물질적인 결핍은 사라졌지만 기아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기아 문제는 생산량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이다.

이미 1984년을 기준으로 농업 생산력을 계산했을 때(아마 대사량과 인구를 곱한 값), 지구에서는 120억명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인구가 80억명이라고 추산되는데 지금쯤 굶주림이 사라지는게 맞지 않을까? 식량은 충분한데 기아같은건 왜 생기는걸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준다. 저자인 장 지글러는 스위스의 사회학자, 저널리스트로 인권과 식량 보안문제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며 여러 관점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기아와 식량 부족 문제가 단순히 기후 변화나 자연재해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정치와 경제 시스템에서의 불공정한 구조와 불균형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아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볼 수 있는데, '경제적 기아'는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의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기아로 가뭄, 허리케인, 전쟁이 이에 속한다.

나머지 하나는 '구조적 기아'인데, 장기간에 걸쳐 식량공급이 지체되는 상황을 말한다. 외부적인 재해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로 인해 빚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로 외부의 개입이 힘들다.

또한 무관심에 따른 무지함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하며 비판했고, 해결책이 있음에도 기아를 불가항력으로 보거나 자연도태의 결과로 보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를 비판하고 있다.

인구론으로 유명한 맬서스가 주장한 이 어이없는 주장은 기아가 지구의 인구밀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참으로 제국주의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권력자들의 논리이다. 하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 자연도태설을 신봉하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낀다.

책에서 말하는 문제점들을 보고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더욱 서글프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신자유주의 정책을 비판하고, 이를 신봉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지 않으며,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부를 하는 것 정도..

지금도 나라가 기울어가는데, 부동산때문에 나라를 팔아먹는 세력에 표주는 걸 보고있으면 참 지능문제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냥 인간은 이러다가 망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