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zz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예전에 알쓸신잡이라는 tvn 예능에서 김영하 작가가 책의 제목의 출처를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프랑스 작가가 공항에서 코카인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그 때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J'ai bien le droit de me détruire). 내가 내 몸을 버리겠다는데 국가가 왜 간섭하느냐

라고 말하며 자기 자신을 변호했고, 결국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이야기

저 해프닝과 책은 대체 무슨 관련 있을까

먼저 내가 본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살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 자살을 돕는 컨설턴트인 '나'(화자라고 하는게 더 알맞을지도), 관성대로 살아가는 C, K 그리고 허무한 삶에 질린 유디트(세연)와 미미

인생의 교훈도 상승에 대한 욕구도 없으며 오직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성에 집착하여 몸을 섞는다.

이 자살 컨설턴트라는 인물은 사람의 내면의 충동을 끌어내는 데 능숙한데, 유디트의 마음을 열게하고 유디트가 그의 고객이 되기로 결심하는 장면이 있다.

평소에 무기력하던 모습은 커녕 자기 자신이 죽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모습에 섬뜩함을 느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소설자체가 주는 메시지나 교훈같은 것이 없었다.

이것도 작가가 의도한 무의미한 인생에 대한 은유가 아닐까.

다소 난해한 내용이지만 아비정전같은 홍콩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함? 홍콩영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무드

가장 최근에 읽었던 김영하 작가의 책인 '작별인사'를 보면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갭이 너무 컸다. (장르 차이도 있고 책과 책사이의 갭이 크기도 하지만)

시간이 되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