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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이 책은 딸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는 어머니와 그에 억눌려 사도마조히즘 성향을 보이는 딸 에리카의 비정상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비엔나를 배경으로 한 피아노를 치는 여자 주인공이라니 우아한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그에 상반되는 이미지인 에리카 코후트

마흔이 다 되가는 나이에도 엄마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 그녀는 여전히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에리카를 천재라는 독단적인 이유로 사람들과의 관계(특히나 이성)를 맺지 못하게 하였으며 여자로서 꾸미는 일조차 천박한 일로 가르쳐왔고, 그저 에리카가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사서 둘이서 안락하게 사는 엄마의 꿈. 또한 여자가 꾸미고 다녀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는 없다는 엄마의 독선적인 논리로 에리카를 욕망의 표현인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성향을 드러나게 한다.

오직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관계밖에 배운 것이 없으며, 스스로 느껴본 유일한 감각이라곤 고통 뿐이다. ‘피아노 치는 여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에리카에게 접근했던 제자인 발터 클레머라는 청년도 그녀의 이상함을 보고, 멀어지는데..

심리묘사가 굉장히 가학적이면서도 보는내내 찜찜한 책이었지만 그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필력때문에 끝까지 읽게되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