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의 사문의 길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불교의 철학과 붓다의 격언 중 마음에 담고있는 말이 많다. 위는 그 중 하나이다.

저자인 헤르만 헤세도 동양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아 싯다르타와 같은 책이나 유리알 유희같은 작품에서 도가 사상의 향을 맡을 수 있다.

제목이 싯다르타였지만 우리가 아는 석가모니가 아닌 부처의 이름과 같은 싯다르타의 성장기이다.

싯다르타는 브라만(책에서는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영생을 위해 수행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거리에서 사문[^1]들에게 영적인 찬란함을 느껴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가를 하고 사문의 길을 걷는다.

사문이 된 싯다르타는 영혼이 몸을 떠나 만물 속에서 사물을 하나되는 법을 익힌다. 몇 년간 수행을 마친 싯다르타는 사문들도 자신의 신체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깨닫는다.

수행을 마치고 고타마라는 자가 현자라는 소문이 퍼져, 그의 벗 고빈다와 고타마를 찾아 사문을 떠난다.

끝내 고타마를 만난 싯다르타는 그의 모습에서 가르침을 받았지만, 제자가 되지않고 자신이 붓다처럼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홀로 떠난 수행

홀로 수행을 떠난 싯다르타는 한 마을에 도착하여 카밀라라는 여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졌고, 카마스바비라는 상인을 만나 큰 돈을 벌게된다.

그는 세상 모든 경험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여 속세에 적응하기 시작하는데, 점차 쾌락의 맛을 알게 된다.

명예에 집착하고 탐욕, 도박에 빠지며 타락하는 과정을 타락하게되어 이전까지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는 마을에서 쌓아온 재물과 권력을 버리고 다시 수행을 떠나는데, 젊은 날 사문의 길을 떠나 처음 건너려고 했던 강에서 뱃사공인 바주데바를 만나게 된다.

싯다르타의 눈에 뱃사공은 노쇄하였지만 그의 표정에는 광명이 충만했고, 강으로부터 만물의 움직임을 배워 지혜를 터득한 현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붓다의 모습을 느끼고, 뱃사공의 집에 머물며 뱃사공의 삶을 살아간다.

뱃사공의 삶을 보내던 중 젊은날 마을에서 만났던 카밀라와 그의 아들을 만난다. 카밀라는 독사에 물려 죽고, 싯다르타는 난생 처음 본 자신의 아들을 잘 기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대와 달리 그의 아들은 마음을 열지 않고 집을 나가버렸다.

그는 아들을 찾아 나서려고 했지만 바주데바의 만류로 찾지 않게 됐다. 상처받은 싯다르타는 강물의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만물은 연결되어 있고 각자 나름 목적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는 바주데바와 웃으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이 책의 가치는 싯다르타의 철학적 사유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문의 길을 떠나면서 그의 생각은 언뜻보면 완전해 보이지만 결코 완전하지는 않았다. 그의 철학적 사유는 깊었지만 완전하지는 않았고, 붓다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끝내 뱃사공의 삶을 살며 자아를 회의하고 화해, 끝내 세상과 화해한다.

깨달음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구도의 길에 들어 서서 여러 사상이나 지식들을 쌓는다고 해서 얻는 것이 아니고,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 않더라도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일과 환경에 애정을 가지고 묵묵히 살아갈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각주

[^1] : 자유 사상가로 출가하여 수행에 전념하는 자